록 기타의 전설로 불리는 영국의 록 기타리스트 리치블랙모어에 대해서 그가 음악사에서 차지하는 존재감과 밴드활동을 순서대로 살펴보고 그에 대한 평가가 어떠한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리치블랙모어의 존재감
하드록, 헤비메탈 기타의 창시자 중 한 명이자 락 역사상 가장 유명한 리프 'Smoke on the Water'의 주인공입니다. 전설적인 하드록 밴드 딥 퍼플 전 기타리스트였고, 자신의 솔로밴드 레인보우를 거쳐 현재는 자신의 부인인 캔디스 나이트와 바로크풍 포크 밴드인 블랙모어스 나이트(Blackmore's Night)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 내내 화려한 기타 플레이와 더불어 부리부리한 눈을 가진 강렬한 외모의 미남자로 스타성까지 갖추고 있었던 독보적인 존재였습니다. 그는 록 기타 1세대 테크니션 중에서 실력면에서 최상위에 존재하는 기타리스트 라고 할 수 있으며 에디 밴 헤일런, 잉베이 맘스턴, 타카사키 아키라 등등 수많은 70, 80년대 슈퍼 기타리스트들의 탄생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친 개척자 격인 인물입니다. 거의 동시대에 활약한 퀸의 브라이언 메이 같은 거물조차도 리치가 자신에게 끼친 영향을 인정했습니다. 대표적인 완벽주의자로, 리치는 녹음 당시에 녹음의 완벽함을 위해 동료 밴드 멤버들의 관리까지 철저하게 시켰다고 하며, 완벽한 연주를 위해서 엄청난 연습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이것 또한 즉흥성, 유연성보다는 계획성과 반복훈련이 우선했던 클래식 베이스 음악가들의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딥 퍼플 결성 이전에도 영국의 세션계에서는 지미 페이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즉 리치와 지미의 라이벌로서의 의식은 두 사람이 각각 딥 퍼플과 레드 제플린이라는 역사적인 밴드를 이끌기 이전부터 있어 왔었다는 말입니다.
밴드활동
딥 퍼플 시절 : 라이브에서 열정적인 연주 퍼포먼스를 보여줘서 많은 팬들을 거느린 기타리스트였습니다. 인기가 어느 정도였나 하면 딥 퍼플과 투어활동을 돌던 시기 어느 날 리치가 감기에 걸려 공연을 하루 쉬었고 대타를 보냈는데 관중들이 리치가 보고 싶다고 난리를 피워서 아예 공연자체가 중단되기도 하였습니다. 단점을 들자면 딥 퍼플 당시에는 톤 다이내믹이 부족하며 대부분의 프레이즈가 비슷비슷하였습니다. 사전에 작곡한 부분들이나 몇몇 염두에 두고 배치한 멜로디들은 인상적이지만, 거의 모든 솔로 연주에서 손버릇에 가까운 3 연음을 지겹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레인보우시절 :딥퍼플을 탈퇴하여 결성한 하드락, 헤비메탈 밴드에서 첫 번째 앨범의 '리치 블랙모어의 레인보우(Ritchie Blackmore's Rainbow)'를 발매하였습니다. 헤비락 역사상 중요한 밴드 중 하나로 로니 제임스 디오, 코지 파웰, 그레이엄 보넷, 밥 데이즐리, 돈 에일리 등 하드 록 초기의 메탈 역사상 중요한 수많은 인물들이 거쳐갔습니다. Temple of the King, Stargazer, Kill the King, Long Live Rock 'n' Roll, Since You Been Gone, All Night Long 등 수많은 명곡 및 싱글 히트곡들을 잇따라 발표하며, 한때는 딥퍼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한 시대를 풍미하였습니다.
재결합한 딥 퍼플 : 딥 퍼플의 멤버들이 재결합을 하였지만, 이 때도 이안 길런과 대판 싸우는 등 사이가 안 좋았습니다. 1988년 아르메니아 대지진 모금활동을 위해 영국의 내로라하는 밴드의 세션들과 같이 Smoke On the Water의 합주한 버전을 내놓기도 하였습니다.
블랙모어스 나이트 : 보컬리스트인 캔디스 나이트와 결성한 밴드로 바로크 음악과 포크 음악중심의 행보를 보였습니다. 이쪽으로 노선을 옮긴 것이 오히려 리치에겐 더 다행이었습니다. 80년대 말부터 2000년도 초까지는 메탈계의 멸종이라고 불릴 정도로 펑크/얼터너티브/이모코어 같은 신 장르들이 판을 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딥 퍼플도 재결성 후 예전 같은 히트를 친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평가
1970년대 내내 화려한 기타 플레이와 더불어 부리부리한 눈을 가진 강렬한 외모의 미남자로 스타성까지 갖추고 있었던 독보적인 존재였습니다. 이 사람부터 시작해 하드 록과 헤비메탈이 블루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음악장르로써 정체성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한 동시대에 활약했던 지미 헨드릭스의 영향을 엄청나게 받았지만, 당시 기타리스트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던 블루스적인 즉흥 연주를 지양하고, 클래식에 영향을 받은 짧고 강력하며, 정교하게 계산되어 하모니를 맞춘 리프와 직선적이고 공격적인 기타 솔로를 추구하여 현대 하드록 헤비메탈 계열 기타를 탄생시킨 기타리스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리치블랙모어로 부터 시작해 하드 록과 헤비메탈이 블루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음악장르로써 정체성을 가질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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